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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졸전'의 책임은 복싱경기운영제도에 있다
朴京範, 2015-05-18 오전 11:38:19  
 
지난 일요일(3일) ‘세기의 대결’이라고 하며 기대를 모았던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복싱경기가 ‘세기의 졸전’이라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복서라기보다 사업가(메이웨더)와 국회의원(파퀴아오)의 이미지관리에 복싱팬이 놀아난 것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무료중계였으니 실망한 팬들은 불평하는 인터넷 댓글만 쓰면 그만이겠지만 11만원의 시청료를 납부하고 본 미국의 팬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상상이 간다. 그런데 복싱이든 축구이든 엄밀히 말해서 재미없는 경기는 경기 당사자들의 책임이 아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종종 감독이 재미없는 축구를 했다고 비난을 받고 감독은 성적관리를 내세워 항변하는 일이 있는데 여기서도 재미없는 경기는 감독의 책임이 아니다. 감독은 팀의 성적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팀들의 경쟁관계에서 재미를 유발하는 것은 경기운영규칙이 크게 작용한다. 결국 이번 ‘세기의 졸전’의 가장 큰 책임은 복싱경기운영 관계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이념에서 국민과 사회의 의식수준을 높게 평가하는 쪽을 좌파라고 하고 낮게 평가하는 쪽을 우파라고 한다. 좌파는 국민의 양식을 믿고 복지혜택을 확대하면 국민은 생계에 쫓겨만 살지 않고 더 높은 인생의 가치를 추구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우파는 복지가 과다하면 국민이 나태해지니 생업의 긴장이 있어야 근면성실이라는 인간의 기초적 덕목이 길러질 수 있다고 믿는다. 양쪽 다 일장일단이 있으므로 현재 국민과 사회의 발전수준을 잘 파악하여 알맞은 정도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현명한 정치인의 할 일이다. 마찬가지로 운동경기의 운영정책도 선수의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고 설정하여야 올바른 경기를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복싱은 서로 무사히 경기만 치르면 승패와 관계없이 대전료가 보장된다. 복서라면 반드시 승리를 원할 것이니 선수는 당장의 돈에 구애됨이 없이 명예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좌파적인 믿음에 말미암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복서가 복싱당국자들이 생각하는 만큼의 그런 고상한 이상주의자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메이웨더는 머니웨더라는 별명이 있듯이 고액의 돈벌이에 자신의 가치를 얹고 살아가는 자로서 선수생활도 마무리되어가는 마당에 굳이 위험을 무릅쓴 경기를 할 필요성이 없었다. 파퀴아오는 이미 복서로서의 명예보다 더 큰 명예를 따르는 자로서, 부상이 있었다고 해서 경기를 취소 혹은 연기하고 자신의 정치인으로서의 기반인 고액의 대전료를 포기한다는 것은 있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번의 경기로 해서 두 선수는 정정당당한 대결의 실현이나 복서로서의 영원한 명예 등의 ‘고상한 가치’보다는 거액의 돈을 우선하는 소인(小人)에 불과함이 확인되었다. 그런데도 복싱의 경기규칙은 이들의 수준에 맞는 경기운영을 하지 않고 이들의 수준을 과대평가하여, 일단 계약만하면 대전료를 보장하는 제도를 계속 유지한다면, 마치 현대 공산주의사회의 몰락처럼 복싱의 몰락은 필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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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8 오전 11: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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